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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관하여.. 본문
시간이 빨라진다. 나이가 제법된다. 아직 딱히 이룬게 없다. 이렇게 시간만 가는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씩 젖어가다보면, 결론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로 종결된다.
책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친구도 만나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고...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하고 싶은건 아직도 10대의 소년마냥 단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게 솔직한 지금의 나이다. 나의 욕심이나 내 나이 이런건 다 저쪽 구석 한쪽으로 내팽겨버리고, 오늘은 시간에 대해 좀 생각해본다.
그 시작은 시간이 없다.라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나는 시간이 없다.
왜 시간이 없을까?
시간은 인간에게 주워진 몇 안되는 평등한 자원이다. 이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자원이 힘이나 돈으로 갈음되고 아이러니하게도 힘이나 돈으로 대부분의 자원을 얻을 수 있는 힘이나 돈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물리적인 형태 또는 추상적이지만 분명히 그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힘과는 다르게 시간은 힘과 돈으로도 절대 뺏을 수 없는 개인의 고유의 자원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이런 생각도 다소 어긋남(돈과 힘은 타인의 시간으로 내가 소비하기 아까운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냄)이 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꽤나 평등한 자원이 시간이다.
시간은 1년을 기준으로 365일이 있고 1일은 24시간이니...(계산기 중) 8,760시간을 1년동안 소비할 수 있다...음 생각보다 1년이 시간으로 쳤을 때 그렇게 많지 않구나를 느끼는 중...안되겠다... 분으로 가자...(계산기 중) 525,600분...우리는 1년동안 52만 5천 6백 분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돈으로 단순히 생각해보면 52만5천6백원이다. 1년동안 인간(24시간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주워진 시간의 자원은 52만5천6백원이다.
하루는 1,440원이다.
우리는 1,440원으로 교환을 시작한다. 1,440원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잠을 살 수도 있고 일을 살 수도 있고, 취미를 살 수도 있고, 인간관계를 살 수도 있다. 나는 지금 '글쓰기'를 샀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시간은 괜찮은 시간소비에 해당하는가?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항상 고민한다. 지금 내가 소비하는 시간이 과연 최선인가?에 대해 그리고 이런 고민이 길어지다보면 이 고민하는 시간소비마저 아깝다. 지금 내가 시간에 관하여 글을 쓰게 된 이유다.
하고 싶은게 많고 시간은 한정적이라 시간을 잘써야겠다 생각했고 시간을 잘 쓰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잘쓰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를 하는 습관이 들었다. 이 과정 속에서 매번 만족스럽지 못함을 느끼고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시간을 잘쓸 수 있을까?
지금까지 정리된 시간을 잘 쓰는데 필요한 요소는 아래와 같다.
- 시간을 쪼개다.
하루는 24시간이다. 과학적으로 이는 그렇게 정확하지는 않다. 그냥 인간 편의에 따라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더 작게는 60분 단위로 시간을 다시 쪼갰다. 반대로 하루를 365개를 붙여서 1년이라는 하나의 단위를 만들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1분/ 1일/ 1년은 삶의 편의성과 사회의 효율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시스템에 불구하다. 어찌됐던 우리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결국 시간이라는 개념은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이며, 쪼개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도구로써 쓸 수 있게 되는 것은, 돌을 쪼개서 칼로 썼던 도구적 인간(Homor Faber)의 등장만큼이나 혁명적인 일이다. 물론 최초의 인류가 돌을 깨는 행동볻는 시간을 쪼개는 행동은 쉽지 않다...아마 인간의 동물적 본능은 쉴 때는 에너지를 보존하는 걸 생존에 유리하다고 DNA에 담은 것 같고, 이 말은 최대한 많이 쉬는 것(안전한 환경에서)이 최고의 생존가능성을 만든다. 뭐 결국 인간의 본능적 게으름은 시간을 도구로 쓰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또한 그러하다..이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 규칙을 만든다.
시간을 돌이라는 원석으로 치환한다. 돌을 도구화 한다. 돌을 쪼갰다. 시간을 쪼갰다. 쪼개진 돌 중에서 어떤 것은 사냥용 창이되고 어떤 건 전쟁용 칼이되고 또 어떤건 식용칼로 쓰인다. 그리고 꽤 많은 돌들은 용도를 나누기 어렵고 사용하기도 애매한 상태에 놓인 돌조각이 된다. 우리는 돌을 쪼갰을 때, 창, 칼 등의 반복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돌을 얻으면 보관하고 다시 사용한다. 시간을 쪼갰을 때도 잘 쪼개진 시간은 보관하고 다시 사용한다. 예를들어 사람은 무조건 수면이 필요하고 운동을 하는게 좋다. 정해진 시간에 나가서 일을 한다. 이런 시간은 재활용성이 높은 시간이다. 즉 시스템화 하기 적합한 시간이고, 이 때 필요한 것이 규칙이다. 규칙의 핵심은 의심의 제거이다. 위에서 나는 시간을 잘 쓰는가에 대한 고민을 매번 반복했고, 나중에는 이런 고민하는 시간마저 아까움을 느꼈다. 규칙이 생기면 최소한 규칙을 가진 시간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따르면 끝인 것이다. 독일 철학자 중에서 정언명령으로 유명한 칸트는 미친놈처럼 시간을 규칙적으로 썼던 것으로 유명하다. 옛날에 도덕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이 사람 매우 따분하게 살았네 왜 그랬을까? 라는 궁금증을 날려버린적이 있다. 근데 지금의 나는 칸트가 부럽다. 자신의 일상을 단조롭게 만들고 자기가 집중해야할 것에 모든 시간과 정력을 쓰기 위한 환경을 만든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한다. 일상을 단조롭게 할 규칙이 필요하다. 나를 가둘 나라는 창살이 필요하다. 나를 완벽하게 가둘 수록 내가 밟을 수 있는 세상은 넓어진다. - 집중한다.
집중은 시간도구를 어떻게 쓸까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 잘 쓸까에 대한 시간사용의 질적인 영역에 해당한다. '집중한다'는 질적인 시간사용의 처음이자 끝이며 유일한 방법이다. 집중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표면적인 행동양식은 달라보이겠지만, 집중한다의 상태는 인(人)=시(時)가 일치하는 상태이다. 이 글을 쓰다.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인간(人間)과 시간(時間)은 같은 같은 간(間)을 쓴다.
사람의 사이에 인간이 있고, 순간(때)의 사이에 시간이 있다. 그 사이에서 인간과 시간이 하나의 점이 되는 순간이 집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집중의 가장 이상적인 정의를 발견했다.(소오름)
인간과 시간의 놀라운 평행선을 발견한 소름을 뒤로하고, 집중은 어떤 것에 순간을 꽉 채운 시간을 의미한다. 사람은 아마 누구나 순간 순간이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집중은 그 의미를 만들고 있는 과정을 담은 단어인 것 같다. - 선택하다.
선택이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자면 정말 책 한권이 나올 것 같다. 선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시간에서 선택은 시간이라는 자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지금 나는 글쓰기를 선택했고, 이 시간에 사업계획서나 인터넷서핑 등의 다양한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기회비용에서 '글쓰기'를 선택하고 나머지 기회비용을 쓴 것이다. 좋은 선택이란 항상 기회비용 보다 선택의 가치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처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기 전까지는 어떤 결과도 없는 상태라 믿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기회비용을 값으로 측정하고 그 선택의 적절성을 따진다는 것은 솔직히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믿음의 문제이다. 내가 얼마나 이 선택을 잘한 것인가에 대한 믿음이 곧 선택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믿음의 근원을 종교적이거나 기타의 절대적 존재로 전이하면, 내 선택은 곧 절대적 존재의 게시가 되므로 믿음이 완성되며, 심적인 편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종교의 원리인가(?)라는 딴 생각을 잠깐하고...선택에 앞서 항상 우리는 고민을 한다. 이 지점이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게된 결정적인 동기이다. 선택에 앞선 고민.... 고민은 반드시 필요한 선택의 과정이다. 하지만 모든 선택에서 장고를 하는 것은 정말 시간에 대한 실례이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와 소요되는 시간이 있다. 이 두가지 요소에 일에 가치를 더하면 선택의 근거가 나온다. 우선순위, 소요되는 시간, 가치 이 모든 요소가 추상적이라 선택의 정확한 근거를 마련하기 어렵다. 결국 명확한 형태의 근거를 가지고 선택을 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일을 할 때는 우선순위+소요시간+기대가치 => 시간소비 선택
복잡한 상황 및 환경에서도 위 세가지 요소만 떠올리고 시간소비를 결정하는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