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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존재 Blogger 기토
내가 알아서 잘 할께 본문
"내가 알아서 잘할께"
내가 소싯적 꽤나 많이 써먹었던 대사인듯하다. 오늘 가까운 누군가에게서 이 말을 들었다. "내가 알아서 잘할께" 내 입에선 익숙했던 이 말이 내 귀에선 야속한 말이 되어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내가 알아서 잘할께"
이 말을 쓰던 과거의 나의 의도는 (걱정해줘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좀 더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보다는 (제발 신경 좀 꺼줘) 내가 알아서 잘하니까. 로 더 많이..아니 내 기억으로는 100% 가까이가 후자의 경우로 사용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사람은 직접 본 것과 느낀 것을 믿는다. 나에게 이 말을 한 이의 의도가 어찌되었던 내가 야속함을 느낀 것은 나에게서 왔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 꼰대를 느낀다.고
꼰대가 된 나의 시점에서 '신경쓰지말게나'는 나는 당신의 관심을 원치 않아요로 들리고, 남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것을 결벽증적으로 싫어하는 내 성격은 나의 관심을 원치 않는 이에게 관심을 주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냄새를 조금 맡기 시작한 나는 누군가를 향한 관심이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 될 수도 있음을 알기에 오지랖과 사랑이라는 두 개의 단어를 앞에두고 주저주저한다.
나에게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아니면 내가 마음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절대 두 번 다시 이 말을 하지 않으리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이 못네 미안하여 어쩌지 고민을 하리라...
사랑한다면 내 사랑의 말이 귀찮은 꼰대의 말이 되는 비극을 알면서도 꼰대가 되는 것을 선택하리라...
내가 지금 고민하는 것은... 내 사랑의 표현이 누군가에겐 쓸대없는 잔소리일 수 있다는 사실이며, 내 마음만 앞세워 사랑이라 강요한 들 닿지 않음의 자명함을 알기에 사랑을 식히고 냉정히 그이의 관점에서 그이를 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구하는 까닭이다.
나도 나에게 이 말을 한 그이에게 다시 말하고 싶다.
"내가 알아서 잘할께"
그렇지 못하고 고민하는 나는 잘할 수 없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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